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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호2013년 [ 시 - 신민걸 - 하냥다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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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1,808회 작성일 14-01-17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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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촛불에 바친다

 

쑥쑥 싹 나더니

시퍼런 줄기 내뻗치더니

쏙쏙 살 빠지는 소리

도리어 매끈하여라

 

드디어 옴짝달싹이는 월궁항아

 

정거(靜居)냐

내게 머물다 가는 것들의 뇌성벽력

정류(精溜)냐

정작 본인은 오죽할까

 

지난겨울과 봄에 미루어

이 염천에 곱절로 고생이다

불침번 항아는 자주 졸립다

 

열어둔 창 무너뜨린 벽

어둡고 느리고 끈적끈적한 광장

자꾸 벼락이 친다

월궁의 우레가 우렁차다

 

이 여름에 마저 미루면

열매 마냥 가이없기에

더울수록 단단해지는 결기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