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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호2013년 [ 시 - 박대성 - 노예복(勞禮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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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1,976회 작성일 14-01-20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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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 저 옷들을 작업복이라 할까?

막 , 일을 하기에 가장 자유로운 예복

땀 , 흘리기에 가장 편안한 정장

제복보다 가운보다 멋들어지고 헐렁한 유니폼들

 

무릎 불쑥한 바지 , 날금날금 구멍 난 난닝구 ,

삐질삐질 궁뎅이 몸뻬 , 씨감자 툭 툭 삐져나오는 양말

추리닝 허리에 맨 넥타이들을

사철 바겐세일 하는 노천에서 정찰로 사 입은 사람들이

맨 땅 , 푸른 풀밭 , 녹슨 사다리 위에 있다 .

 

주머니 속 빵꾸는

몰래 여투고 감추는 것들의 종적을 묘연하게 하는 마술사

마술 연미복을 입은 사람들이

자신의 일에 정중한 예를 갖춰 노예복(勞禮服)을 입은 사람들이

바닷가 , 논과 밭에 있다 .

 

그 정장과 예복을 즈려 입고 일에 취한 사람들이

자신들의 일에 흥겨운 사람들이

마치 새라새로운 차차차 , 탱고를 추는 전위예술가들 같이

공장 , 공사장에서 춤추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