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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호2004년 [시-이화국]끝나는 마당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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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갈뫼
댓글 0건 조회 2,372회 작성일 05-03-26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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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추 지나 가을이 턱앞이고
겨울은 다음 차례 서열이 분명하다
계절이 막판으로 치닫을 것을 아는 양
매미 풀벌레들이 있는 목청 다하여
떠들고 난리들이다
하고 싶은 말은
다 뱉고야 말겠다는 심산인가보다
밤에도 쉬지 않는다
찬 바람 겨울 앞에 서있는 나의 계절에
이래선 안되고 저래선 아니 되어
참아온 말 다 쏟아내고
나도 홀가분히 떠날 준비할까
고장난 레코드판처럼
한 말 또 한다 싶을지라도
웃는지 우는지 노래하는지
저 가을 벌레들 나를 겨냥하여
입 다 열어 한바탕 떠들고 있으니
힘 안들이고 저들 목청에
내 말과 마음 실어볼까
마지막 끝나는 마당에야
겁날 일도 사릴 말도 없으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