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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호2013년 [ 시 - 박대성 - 명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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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072회 작성일 14-01-20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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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는 바다의 이름이다 .

창주 , 만석이 , 득엽이 , 종복이 처럼 바다에서 돌아오지 않는

아버지들의 이름이다 .

 

명태는 사랑의 이름이다 .

사랑은 미끼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

바다가 미끼를 무는 건 해안으로 오고픈 때문이다 .

 

미끼를 재우는 엄동의 해안

명태의 배를 가르는 누이의 언 볼로

창난 명란 추리는 어머니의 분 손으로

곤지 서거리 익는 부뚜막으로 젖 물리러 온다 .

 

생태 , 동태 , 황태 , 북어 , 먹태 , 꺾태 … 의 이름으로

제 몸 하나 던져 해안선을 배불리고 백설 분분한 산맥을 배불리고

얼음장 같은 빨래들에 젖 물리고

제 코를 꿴 코뚜레에 젖 물리는 아버지

 

죄 없는 두 팔과 두 다리가 어쩌면 저렇게 처참한 꺾태의 형상 인지

죄 많은 내가 보아야 안다 .

온몸이 말라 비틀린 북어 한 마리로

그 중 가장 처연한 먹태의 형상으로 걷는 사람

 

아직도 해안을 서성이며

나 같은 미끼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