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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호2013년 [ 시 - 장은선 - 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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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317회 작성일 14-01-20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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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두분이 다투고 계셨어

개새끼야 소새끼야 하면서 말이지

뼈만 남은 육신으로

온갖 욕설들을 하고 계셨지

그래 욕을 해야 건강하신거지

명주실같이 오래 사시겠지

참으면 병이 된다는 말도 있잖아

따져보면 세상 살아가는데

속상한 일이 너무 많잖아

어릴 때 친구랑 욕을 해서

무성한 활엽수처럼 자라왔는지도

모를일이지

우리 대부분은 성대수술한 개처럼

짖지않고 살아가고 있지

 

앙상한 늙은 나뭇가지에 얹힌 욕설들이

흰눈을 더욱 눈부시도록 희게 만들고 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