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뫼 호수별 보기

34호2004년 [시-이화국]피리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갈뫼
댓글 0건 조회 2,389회 작성일 05-03-26 12:27

본문

나에게 입김을 넣어주세요
자리 털고 일어나 춤추며
노래 할께요
저 바람 불러와 장단을 빚고
햇볕을 안아와 사랑을 낳겠어요

나의 잠자는 숨결을 일으켜주세요
졸고 있는 영혼을 깨워주세요
죽은 세포 한 개도 놓치지 않고
쭈뼛 쭈뼛 기를 살려
생명의 바다로 날려보내겠어요

선불 맞은 멧돼지처럼
미친 달음질 안 할 거예요
밤의 살을 쓰다듬어 잠 재우고
시원(始原)의 생명샘을 찾아가
새벽의 푸른 육체에 생수 마시울께요

생활의 감탕밭이 꽃밭으로 변하거든
내가 다녀간 줄 아세요
쉬지 말고 쉬지 말고
나에게 따슨 입김을 넣어주세요
더불어 따뜻한 입술도 맞춰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