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호2013년 [시 - 조인화 - 향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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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들어왔다
도서관 문을 밀고
세 살 혹은 네 살 아이와 같이
그녀는 느리게 움직였다
마른 몸을 약간 뒤로 젖히고
책을 뒤척이거나
서가 사이를 걸을 때
아이에게 가만가만 책을 보여줄 때
그녀는 창밖의 라일락 꽃잎처럼
풋풋했다
나는 또 고개를 들어 그녀를 찾았다
그 누구와 나누어도 온전한 그녀 몫인
행복에 가만한 질투를 느낄 때 쯤
아이와 그녀의 만삭의 뒷모습이
문을 닫고 사라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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