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뫼 호수별 보기

43호2013년 [ 시 - 조인화 - 저녁 편지 ]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341회 작성일 14-01-20 10:48

본문

아직 창은 환하다

은하수가 흐르는 길에 나서는

문 없는 문 앞에서 무릎을 꿇는다

추운 정원에서 동백은 붉고 산수유 눈에 갇혀 있는 걸 본다

먼 길을 왔으나 아무런 흔적도 이루지 못한

지워진 조각조차 감사할 뿐

나보다 더 크고자 했던 무모한 격정을 삼키며

누군가에게 다정이라는 이름의 의미로

남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