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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호2013년 [ 시 - 최숙자 - 임금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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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375회 작성일 14-01-20 11:03

본문

얼음을 깨고 잡은

잉어 한 쌍

지인에게 선물 받았다

 

일터에서 돌아오니 아들 녀석은

종일 울어대는 그가 불쌍하다며

강물에 놓아주자고 했다

 

아들의 간절한 바람을 담아

사람들 눈을 피하여

겨울 강으로 그를 보내주었다

 

잎 피는 봄날

그 곳을 지나다 무심코

강물을 바라보는 순간

궁을 거니는 임금님 내외

많은 궁녀를 거느리고

꽃물결 어리는 정원을

유유히 거닐고 있는 게 아닌가

 

나도

임금처럼 걸어본다

 

물속이 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