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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호2013년 [ 시 - 최숙자 - 나무 뒤에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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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554회 작성일 14-01-20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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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은 조금 내보이고

나무에 기대어 바람이 되고

그늘이 되기도 했다

 

나무 뒤에는

햇살보다 그늘이 많지만

그늘이 나를 닮아서였다

 

때로는 그늘을 드리우고

힘들어 하기도 했지만

비 오는 날은 나무를 껴안고

천둥처럼 울기도 하고

별이 뜨면 눈물을 훔치며

글 보따리 풀어 보이기도 했다

 

달이 뜨면 나무 아래

시의 낱알을 모아

절구질을 하기도 하고 ,

사람들은 찾아 다녔지만

 

나는 늘

나무 뒤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