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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호2013년 [ 시 - 권정남 - 연리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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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194회 작성일 14-01-20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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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 , 대웅사 뜨락에 서있는

수령 사백 년 된 느티나무 두 그루

뿌리채 엉켜 있다

 

연두 빛 이파리를 비즈처럼

몸에 걸치고 천수관음 손으로

새벽하늘을 떠받들고 있다 .

 

북소리 , 새소리 , 염불소리에

귀를 키우고 있던 이무기 두 마리가

긴 꼬리 휘감은 채 목을 곧추 세우며

마주보고 서있다

 

새벽 안개를 망토처럼 몸에 걸치고 섰는

느티나무 연리근 , 성자聖者다 .

사백 년 읽어도 못다 읽을 경전이다

 

그윽한 눈빛

푸른 옷자락을 허공에 날리며

세상을 향해 ,

예언자처럼 말씀을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