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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호2013년 [ 시 - 지영희 - 우리는 누구나 자신이 처한 모순을 잘 모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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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233회 작성일 14-01-20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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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눈을 바라보니

눈꽃 여러 송이가 내 안을 파고들어

뒷모습 따라 핀다

 

매일은 순하게 흘러가도

서운한 순간은 돌부리로 남아

등을 찌르는데

 

지금이라는 지난 세월의 끝에 서니

꽃들이 피면 좋을 듯싶은 순간에

응어리진 시간들이 수런거리고 있다

 

풀어야 행복하지만

버리지도 못할 응어리라면

등 뒤로 피는 눈꽃 따라 붉은 점 두엇 찍어

꽃밭이라도 일굴 일이다

모순이 다시 시작되는

지금 .

 

* 고연희의 <그림 , 문학에 취하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