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호2013년 [ 시 - 장승진 - 파편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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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현장이
자리가 되고
흔적이 되고 기억이 되는 과정은
의외로 간단하네
오히려 갚지 못할 부채처럼
거추장스러운 건
자질구레한 잡동사니와 추억의 파편들
한 때 반짝였을 순간이여
어디로 이동 중인가
속눈썹 같은 떨림이며 , 피어나던 꿈이여
어느 주소지로 떠나 버렸나
딱지 붙어 나앉은 옷장과
뭉텅뭉텅 쌓이는 쓰레기 자루들
날도 흐리고 비도 올 것 같아
남은 생이 쓸쓸해 보이는
주말 오후
지상에 머물던 웃음과 눈물
하염없는 얘기들이
구멍 숭숭한 기억의 비닐봉지에 담겨
마지막 인사를 하는데
투박한 술잔이 자꾸
체머리 흔들며 뒤집어지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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