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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호2013년 [ 시 - 장승진 - 파편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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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461회 작성일 14-01-20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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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현장이

자리가 되고

흔적이 되고 기억이 되는 과정은

의외로 간단하네

 

오히려 갚지 못할 부채처럼

거추장스러운 건

자질구레한 잡동사니와 추억의 파편들

 

한 때 반짝였을 순간이여

어디로 이동 중인가

속눈썹 같은 떨림이며 , 피어나던 꿈이여

어느 주소지로 떠나 버렸나

 

딱지 붙어 나앉은 옷장과

뭉텅뭉텅 쌓이는 쓰레기 자루들

날도 흐리고 비도 올 것 같아

남은 생이 쓸쓸해 보이는

주말 오후

 

지상에 머물던 웃음과 눈물

하염없는 얘기들이

구멍 숭숭한 기억의 비닐봉지에 담겨

마지막 인사를 하는데

 

투박한 술잔이 자꾸

체머리 흔들며 뒤집어지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