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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호2013년 [ 시 - 이구재 - 화루 종일 씁쓸했던 그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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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509회 작성일 14-01-20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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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리서치라며

‘ 00에 관하여 몇 가지 질의에 응답 해 주세요 . ’

 

전화 속 녹음된 음성은

아주 상냥히 최대한 빠르게

물음을 이어갔다 .

 

‘ 60세 이상이면 2번을 ’ 누르란다

정직하게 얼른 2번을 눌러 주었지

‘ 죄송합니다 , 해당 연령이 아닙니다 . ’

‘ 뭐라고? ’

전화 속 말은 이미 끊어졌다

 

화초밭을 보살피다

뛰어 들어와 받은 전환데

내 즐거운 시간을 도둑당해

크게 손해 본 것처럼

불쾌하고 씁쓸했다

 

이제는 내 말에 귀 기울여주는 사람이

없어지는 나인가 보다

물음도 , 대답도 절제해야 하는

마려운 말도 참아야 하는

60세 이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