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호2013년 [ 시 - 이구재 - 주홍글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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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구 땅 민통선
수 십 년 인적 없던 솔숲
지뢰밭 옆을 걸어
두타연 가는 길
두타사 절터는 흔적 없고
탱크 몇 대와
쇳덩이로 만든 조형물 몇 점이
계면쩍게 서 있다
‘ 지뢰 ’ 세모의 팻말이
“ 내 죄는 아니야 ” 하는 듯
철조망에 선홍색으로 걸려 있다
키 큰 나무와 낮은 야생화 , 들풀들이
서로 다른 모양으로 내뿜는 내음은
신선한 향으로 흘러
까마득 전쟁을 잊게 한다
세월이 흐르면 황량했던
전쟁터도 숲을 이루고 향기 주는데
쇳내 나는 저 주홍글씨
못다 산 청춘의 외침 되어
이명으로 따라 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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