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호2013년 [ 시 - 이충희 - 속초에 대한 夢想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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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에서 7번 국도로 속초 시내로 접어들면
울산바위 한 눈에 들어오던 시절 있었지
설악의 골격이 드러나는 눈 깊은 한 겨울
참으로 대단했지
산안개 슬슬 내려와 수묵화를 치거나
구름띠 반쯤 휘감기던 설악 딱 만나는
감동 일품이었던 시절 있었지
어스름 저녁답 큰 산들이 다문다문 내려와
그 아래 산들을 겹겹이 감싸 안는
고요로움과 조우하던 그런 시절 있었지
그게 한동안의 위안이던 시절 있었지
아파트 단지 빼곡히 그 진경을 가로막아
어찌나 아쉽던지 어찌나 서운하던지
도시 미관을 전체로 읽는 행정가는?
얍! 하고 애니메이션 영화에서처럼
아파트 군락 밀어내는 그런 엉뚱을
꿈꾸었다면 나는 대책 없는 몽상가인가
경제논리와 무관한 한심한 시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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