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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호2004년 [시-이충희]산물봉선 만나 길을 묻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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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갈뫼
댓글 0건 조회 2,762회 작성일 05-03-26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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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동약수 가는 길에 분홍물봉선 노랑물봉선 보이길레 다 왔지
싶어 한구비 도니 약수보다 먼저 산물봉선이 마중나왔습니다
앞이마에 발그라니 분홍빛 수줍게 웃으며 험한 길 잘 오셨다고
눈으로 말합니다 눈으로 말하다니요 그래요 깊은 말은 눈으로
합니다 마음 하나 내려놓을 곳 아느냐고 물었더니 예의 그 눈
빛으로 이릅니다 안다는지 모른다는지 딱하다는지 전혀 감 잡
을 수 없는 눈빛의 선함이라니요 어찌나 무안턴지 어찌나 한심
하던지 산물봉선에서 길을 물으려던 내 아둔함까지 가지도 못
하고 약수 한 사발 얻어 마시고 서둘러 진동계곡을 빠져나왔습
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