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호2013년 [ 시 - 김춘만 - 생각과 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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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가출소년이었고
그래서 나는 할아버지가 없다 .
경상도 산골 어디라고 하는데
가 본 적이 없다 . 아마도 갈 일도 없을 것이다 .
그 할아버지가 보고 싶은 때 없었고
아쉬운 때는 더욱 없었다 .
육십이 되어서야
그 할아버지를 생각했다 .
아버지 산소 주변의 들꽃 보다가
할아버지를 떠올리다니
사람이 죽으면 꽃이 된다는 생각은
참 좋은 생각이다 .
멀리 떨어져 살고 있는 아이들은
산소를 찾지 못한다 .
항상 바쁘다는 아이들도 꽃을 보고
아버지를 생각하면 좋겠다 .
우리 가족 얘기뿐이랴 .
애절한 사연 한둘이 아니다 .
둘러보면 그렇다 .
그래서 주변엔 꽃이 지천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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