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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호2013년 [ 시 - 김춘만 - 나도 풍경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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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798회 작성일 14-01-20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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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수근 미술관에서

 

양구마을 앞뜰을 온전히 마음에 적시어

세상사람 가슴을 물들게 한 대가의 그림을 보다가

나도 슬쩍 풍경에 담겨 보았네 .

 

갈뫼산에서 내려온 尹은 호롱불 밑에서 잠을 청하고

뒷산에 올라간 李는 가랑잎처럼 가볍게 날아다니는데

새댁 같은 朴은 아직도 그리움에 나무 몸통 감싸 안았네 .

우후죽순 뒤란의 대나무밭에 나와 그대들뿐이랴 .

샘터 옆 울긋불긋 물봉선화 , 그 밑에 패랭이도 예쁘다 .

저기 헛간 뒤에 어정쩡 서있는 張이여

그대는 얼굴 감춘 꽃범의 꼬리라네 .

 

나무가 사람

사람이 시가 되어가고

집이 산 , 산이 그림이 되어

습식수채화로 천천히 번져가는 그런 풍경에 젖어보았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