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호2013년 [ 시 - 김춘만 - 나도 풍경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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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수근 미술관에서
양구마을 앞뜰을 온전히 마음에 적시어
세상사람 가슴을 물들게 한 대가의 그림을 보다가
나도 슬쩍 풍경에 담겨 보았네 .
갈뫼산에서 내려온 尹은 호롱불 밑에서 잠을 청하고
뒷산에 올라간 李는 가랑잎처럼 가볍게 날아다니는데
새댁 같은 朴은 아직도 그리움에 나무 몸통 감싸 안았네 .
우후죽순 뒤란의 대나무밭에 나와 그대들뿐이랴 .
샘터 옆 울긋불긋 물봉선화 , 그 밑에 패랭이도 예쁘다 .
저기 헛간 뒤에 어정쩡 서있는 張이여
그대는 얼굴 감춘 꽃범의 꼬리라네 .
나무가 사람
사람이 시가 되어가고
집이 산 , 산이 그림이 되어
습식수채화로 천천히 번져가는 그런 풍경에 젖어보았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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