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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호2013년 [ 시 - 박명자 - 파도의 한 페이지를 클릭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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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556회 작성일 14-01-20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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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비치 7월

어디서 금싸라기들이 삐끗 부서져 내려

더욱 투명한 7시 10분

바다의 뾰족한 모서리를 스쳐

낯선 풍경을 열어 보았을 때

 

파도의 흰 피톨 푸른 피톨이

서로 맞물려 교차하는 거품들이

백열등처럼 반짝반짝 눈을 떴다

 

바다 심층에서 누가 쿵 쿵 쿵 …

해저 3만리

밀리고 밀리우는 파도의 페이지들이

철수세미처럼 꼬이고 꼬여

물새들의 이동경로를 검색하는데

땀이 흘렀다

 

각설탕 같은 구름 송이들이

추상의 선 위에 낯선 궁전을

빠르게 짓고 있을 때

 

나는 온몸의 나사를 슬쩍 풀어놓고

파도의 한 페이지를 얼른 클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