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호2013년 [ 시 - 박명자 - 넝쿨장미 울타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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넝쿨장미 울타리 그 집 앞을 지나올 때
나는 두 눈을 꼭 감는다
층층이 하늘 계단을 오르는
꼿꼿한 관능의 그녀들 손톱과
유리가루처럼 흩어지는 웃음 소리 …
한순간 아찔해 버린다
송이송이 말문을 열어 폭죽처럼
솟구치는 교성이 겁난다
그녀들 꽃뱀의 혀 같은 덩굴손이
나란히 다가 올 때 나는 몸을 조그맣게 움츠린다
가시덩굴 사이사이로 막 도망쳐 나올 때
가슴이 콩 콩 콩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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