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호2004년 [시-김춘만]지금도 나이를 잡수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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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에 한 번
위병소에 신분증 맡기고
초병과 함께 산에 올라 성묘하는
형님은 지금도 나이를 잡수신다.
스물 여덟, 젊음이 묻힌지
서른 한 해
그 사이 군부대가 들어서고 철조망이 쳐졌다.
돌보지 못하는 봉분은 갈수록 나지막해지는데
쉰 줄의 동생은
삼십 년 동안
벌초를 하고, 절을 하고, 술잔을 올렸다.
당신은 땅 속에서 나이를 잡수고
나는 바깥에서 그러하니
내년에나 다시 봅시다.
앞서가던 병사가 싱그럽게 웃는다.
위병소에 신분증 맡기고
초병과 함께 산에 올라 성묘하는
형님은 지금도 나이를 잡수신다.
스물 여덟, 젊음이 묻힌지
서른 한 해
그 사이 군부대가 들어서고 철조망이 쳐졌다.
돌보지 못하는 봉분은 갈수록 나지막해지는데
쉰 줄의 동생은
삼십 년 동안
벌초를 하고, 절을 하고, 술잔을 올렸다.
당신은 땅 속에서 나이를 잡수고
나는 바깥에서 그러하니
내년에나 다시 봅시다.
앞서가던 병사가 싱그럽게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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