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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호2004년 [시-김춘만]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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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갈뫼
댓글 0건 조회 2,450회 작성일 05-03-26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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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이야,
보이지 않는다 하여
함께 있지 않는 것은 아니라고
선문답 같은 말로
너를 위로하진 못하겠다.

꽃이 됐을 거야
그 꽃도 지고
나뭇잎처럼 푸르게 살고 있을 거야
그 나뭇잎도 지고
한기가 먼 산에서 바쁘게 걸어오는
시월이다.

내가 알고 있는 것 저 밖에
오묘한 이치가 있어
이렇듯 알맞은 때 서리 내리듯이
너의 상처 캄캄한 저 바닥에서도
그 무슨 일들이 생기고 있지 않을까

정갈한 소금밭 그곳
평생 지지 않을 소금 꽃송이들
냇물에 담근 손가락 사이로
뭉클 뭉클 빠져나가는
저 푸른 하늘 빛깔로 자라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