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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호2014년 [ 시 - 이진여 - 동루골* 연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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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081회 작성일 15-01-12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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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너무 별을 쳐다보아 별들이 더럽혀지지 않았을까*


별만 쳐다보던 시인 하나
서둘러 별 곁으로 떠나자
그의 시집 속 별들 일제히
총총
그 속에서
눈물이 배어 나온다는 전설이 생겼는데
그가 바라보던 하늘
묵묵히 받쳐주던 기와지붕 뒤꼍
시누대의 울음이라는 소문이 돌고
아직도 세상은 어두워
하늘을 닦느라 팔이 길어진 모과나무

별에 닿겠다


무명천 같은 그의 발자국에
부끄러운 시인 몇
튼튼한 비석하나 지어 세 들었는데
밤새 별빛 내려 어깨를 다독이자
아랫마을 사람들 더러
남은 별빛을 얻어 가곤 하는데
별 아래 솟구치던 푸른 절정들
논밭을 타고
혼잡한 불빛 밑으로 자리를 옮겨가자


골목을 기웃거리던 내력들이
허물어진 벽 너머에서 늙어 가는데
그를 몰래 사모하던 처녀 하나


별을 앓아
하늘 아래 온통 애틋이라는데

 


*이성선시인 생가와 시비가 있는 동네
*故 이성선님의 [별을 보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