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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호2014년 [ 시 - 조외순 - 조개잡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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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055회 작성일 15-01-12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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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고요의 심장을 할퀴며
바다로 왔다


습한 열기는
조개틀의 느슨한 잠을 깨우고
평온한 수중 도시의
가려운 등을 긁기 시작했다


푸른 겉옷을 들썩이며
깊숙이 당겨 보는
팽팽한 줄


넘실대는 푸른 갯내음
추억을 들이키며
몇 가닥 긴
계절의 이랑을 긋는다


벌겋게 지친 태양은
살갗 위에서 따가운 곡선을 타고
하루를 끌고 오던
촘촘한 그물망을 열면
바닷속 이야기
숨비 소리를 내며 비밀을 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