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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호2014년 [ 시 - 양양덕 - 경회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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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125회 작성일 15-01-1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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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회루가 경회루를 낳았다
아니 처음부터 둘이었는지도 모른다
가물가물 물속에 감추어두고
쉬임 없이 들여다본다


바람 부는 어떤 날
날아가는 외기러기 차가운 초승달 아래
자꾸만 흔들리는 지붕을 붙들다가
돌기둥마저 비틀거리자
기우뚱 둘이서 부둥켜안는다


인적이 사라진 고요한 밤
명나라 사신들의 방자한 웃음소리 살아나고
때론 왕자를 얻은
떠들썩한 음식 냄새 피어오르는 듯


긴 세월만큼 물속의 경회루가 무겁다
왕비의 침전을 지키는 아미산의 그림자처럼


*아미산 : 연못에서 파낸 흙들로 만든 동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