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호2004년 [시-김춘만]내린천 장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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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는 하늘에서 오는 게 아니다
산에서 온다
나무에서 풀에서 바위에서
시작한다
물 알갱이를 보듬고 있던 나뭇잎들이 잎을 벌리고
바위들이 천천히 물안개를 뿜어대면
내린천 장마는 시작된다.
부슬부슬 가는 비가 내리는데
위 천에서 내려오는 물줄기가
꿈틀꿈틀 용트림한다.
어제부터 강바닥 돌 구르는 소리가 들렸다.
장마는 이렇게 시작하는구나.
저 강바닥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
며칠째 소리내며 구르기 시작하고
단단하던 내린천이 물먹은 천으로 풀어진다.
감물들인 모시 한 필로 펄럭인다.
산에서 온다
나무에서 풀에서 바위에서
시작한다
물 알갱이를 보듬고 있던 나뭇잎들이 잎을 벌리고
바위들이 천천히 물안개를 뿜어대면
내린천 장마는 시작된다.
부슬부슬 가는 비가 내리는데
위 천에서 내려오는 물줄기가
꿈틀꿈틀 용트림한다.
어제부터 강바닥 돌 구르는 소리가 들렸다.
장마는 이렇게 시작하는구나.
저 강바닥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
며칠째 소리내며 구르기 시작하고
단단하던 내린천이 물먹은 천으로 풀어진다.
감물들인 모시 한 필로 펄럭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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