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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호2014년 [ 시 - 양양덕 - 빈 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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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066회 작성일 15-01-12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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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분마저 시들어버린 텅 빈 베란다
등나무로 엮어 만든 의자 하나 놓여있다


긴 팔 다리 올려놓으시고
그보다 더 긴 삶을 조용히 흔들어 보시던 아버지
때론 앞으로 때로는 뒤로
울고 웃었던 세월들 가만가만 펼쳐보시며
일렁이는 삶의 풍랑 속으로
천천히 멀어져 가시던 그 모습


새 주인을 찾지 못한 의자는
아직 그곳에 그렇게 놓여있다
해가 뜨고 지는 것을
빨래 없는 건조대와 둘이
말없이 바라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