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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호2014년 [ 시 - 양양덕 - 연둣빛 이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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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079회 작성일 15-01-12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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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
온 천지가 연두빛으로 환하다
나무들마다 연한 희망들을 매달고
살랑살랑 봄을 노래한다


그런데 어제
그 찬란한 꿈들을 누군가 꺾어버렸다
무수한 이파리들 어른 말을 믿다가
무참히 짓밟혀버렸다


무얼 해도 예쁘기만 한 열일곱 봉오리들
이제 어쩔거나 그 풋풋한 것들을
눈물과 아픔이 아무리 크다 한들
그들 언저리에도 이르지 못할 오작교인 것을


시커먼 구름, 사나운 바람도
어른들의 잘못을 꾸짖건만
아직도 서로에게 손가락질 하며
뒤엉켜 뒹굴고 있는 군상


우리가 볼 수 없는 은밀한 곳에서
아름답게 피어나거라
영원한 향기로 살아가거라
연두빛 사랑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