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호2004년 [시-김춘만]미시령 넘어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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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날 아침
울산바위를 깔고
넙죽 엎드린 늙은 사자
용맹스러웠던 날들, 천둥 같은 울부짖음
잠시 접어두고 깊은 생각에 빠져있다.
눈도 마주치지 않는 저 위용
결코 재빠를 수 없을 것 같은
육중한 체중을 계산한다.
1.8톤의 날렵한 몸매로 접근
비릿한 입 냄새와
감춘 발톱 속의 혈흔을
코끝으로 스치며
짜릿한 전율로 767미터 정상을 넘는다.
뒤돌아보니
청봉 쪽 하늘이 뚫렸다.
느릿하게 하산하는 그 모습이
반쯤은 자신의 뜻으로
반쯤은 누군가의 힘으로
이뤄지는 것 같다.
울산바위를 깔고
넙죽 엎드린 늙은 사자
용맹스러웠던 날들, 천둥 같은 울부짖음
잠시 접어두고 깊은 생각에 빠져있다.
눈도 마주치지 않는 저 위용
결코 재빠를 수 없을 것 같은
육중한 체중을 계산한다.
1.8톤의 날렵한 몸매로 접근
비릿한 입 냄새와
감춘 발톱 속의 혈흔을
코끝으로 스치며
짜릿한 전율로 767미터 정상을 넘는다.
뒤돌아보니
청봉 쪽 하늘이 뚫렸다.
느릿하게 하산하는 그 모습이
반쯤은 자신의 뜻으로
반쯤은 누군가의 힘으로
이뤄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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