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호2014년 [ 시 - 정영애 - 그들만의 포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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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개진 유리컵 두 개가 좀처럼 빠지지 않는다
서로의 몸을 껴안고
숨 막힌 포옹을 하고 있다
서로가 서로에게 열중하는
저 위태로운 사랑
조심스레 다시 돌려보지만
뜨거운 신음으로 더 깊이 끌어안는 저 간절함
온몸이 부서지도록 눈멀어 있는 저들이
끝내 산산조각 난다 해도
저 집중한 몸짓을 말릴 수가 없다
한때 우리도 서로에게 눈멀어
온전히 귀먹던 시간
통속적이어서 더욱 절실한
포옹이라는 몸짓
한 사람에게 멈춘 마음이
거짓말처럼 꿈쩍도 하지 않는 것
사랑이란 저런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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