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뫼 호수별 보기

44호2014년 [ 시 - 정명숙 - 한 마디 말 ]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443회 작성일 15-01-12 17:45

본문

잡초 뽑으러 아이들과
학교 동산 잔디밭에 들어갔지요
잡초와 잔디 구별법을 가르쳐 주고
꽃과 잔디만 남기고
다 뽑자 했지요


뿌리까지 꼼꼼히 뽑는 아이들이
자꾸 물어 보네요
“선생님, 민들레는 꽃이에요? 잡초예요?”
앞반 선생은 잡초니 다 뽑으라 하고
뒷반 선생은 꽃이니 그냥 두라고 하네요


꽃의 사전적 해석은
꽃이 피는 식물을 통틀어 이르는 말
그렇다면 노란 꽃 활짝 피운 민들레는 꽃?
잡초의 사전적 해석은
가꾸지 않아도 저절로 나서 자라는 여러 가지 풀
그렇다면 민들레는 당연히 잡초?


선생의 한 마디에
제 운명이 달려있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눈치 없는 민들레는 함빡 웃고 있고
아이들의 별빛 눈망울은
내 대답만 기다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