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뫼 호수별 보기

44호2014년 [ 시 - 신민걸 - 꽃 흘러내리나 ]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526회 작성일 15-01-12 17:48

본문

기어코 하나로 귀결하는가


보랏빛 꾹꾹 쟁여 넣은 울음보
갈꽃 등꽃 또한 처절한 울보렷다
낯익은 버퍼링처럼 열악한 우리 삶의 구조
간밤 생방송으로 꽃들의 붕괴를 목격하였다
나날이 창피한데 나날이 면피하더니
곧이어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곧 우리 치부가 다 드러날 것이다
늘 돌던 길을 반시계방향으로 돌았다
그런다고 거꾸로 돌아갈 수 없다 하지만
붕괴를 목격하고도 울리지 않는 경종
붙잡아 읽을 수 없이 흐느끼는 순수한 영혼
바람에 나부끼는 저 노란 리본의 오열
웅덩이마다 송홧가루가 금빛 울을 친다
낡고 오랜 버려진 기다림이라고 해서
기다림을 모두 잊게 만들지는 못하니
송화야, 넌 대체 어디로 갈 거니
너네 모두 사랑한다, 비린 꽃들아
주렁주렁 매달렸다가 흘러내리나


위무의 말을 낮은 데로 건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