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호2014년 [ 시 - 신민걸 - 나의 종교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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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치회를 먹었다
바다에 붉은 십자 한 점 떠 있다
참치 뼈가 그리워졌다
날이 흐린데 어스름마저 내린다
바람이 시원해진다
월식이 있다고 하던데
이미 배가 부르다
바다에 붉은 달도 마침 떴다
잊을만하면 또 이런다
내 눈도 붉다, 해서
나의 종교는 붉은 그 무엇일 텐데
잊을만하면 또 묻는다
붉은 심장은 본 적 없어서
시방 저 달 같겠지 하다가
아니다, 복사꽃 같겠지
군데군데 각혈을 하면서도
나에게 또 묻고 있다니
붉은 살점 모두 사라졌으니
만약 내일이 온다면 다시
나의 종교를 잊을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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