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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호2014년 [ 시 - 박대성 - 씨앗 근처에 가 본 적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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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632회 작성일 15-01-12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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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 근처에 가 본 적 있다.
씨앗은 어디서 왔나,
어떻게 달디 단 열매가 되나? 궁금했다.


배를 깎으며 아주 깊은 데까지 갔다.
씨앗은 단맛을 지우고 신맛을 덮고 있었다.


씨앗은 실까? 달까?
궁금해서 깨물었다.
쓰고 아렸다.
약이 되는 것들처럼,
쓰고 아림을 싸안고 있는 신맛


신맛은 아릿한 별빛
별빛이 씨앗을 품고 있었다.


밥이 쉬어 신맛을 내는 것도
새로운 씨앗이 되기 위함이다.
어머니가 시큼해졌다.
단맛을 어디론가 돌리고 헐렁해진 쉰 내
어머니 몸이 씨앗이 되고 있다.
이 씨앗이 자라 무엇이 될까?


배를 깎으며 생각한다.
깊이 박힌
이 별을 어떻게 해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