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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호2014년 [ 시 - 박대성 - 주금 週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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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542회 작성일 15-01-12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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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남들처럼 그 계契에 들었다.
가입하기 힘든 건 아니었지만 한 번 들면 결코 나올 수 없는 계
‘자식을 세상에 내 놓는 계’
동네 사람들도 골목골목에서 자식을 내어 놓고는
주저 없이 그 계에 들었다.
그리고 어머니는 매달 곗주금을 내야했다.


주금이 밀리는 어떤 달은 어머니가 몹시 힘들어 했다.
마치 큰 죄를 지은 죄인처럼 두려움에 떨며
꼬박꼬박 ‘자식을 세상 내 놓은 계’의 주금을 물었다.


그렇게 어머니는
가진 모든 것을 내놓았다.
그리고 마침내
내놓을 것이 없게 된 어머니는
주금과 꼭 같은 소리가 나는 그 것을 내 놓으셨다.
마지막까지 피하지 않으시고
마지막 주금을 내놓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