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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호2014년 [ 시 - 박대성 - 배 사이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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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533회 작성일 15-01-12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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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사이소, 배 사이소.
단물 잘금잘금한 배 사이소.
배 사이소, 꿀배 사이소.
단물 잘금잘금한 내 꿀배 사이소.


낙산사 사하촌에는 배를 이고 다니며 파는
여인들 있다.
실하게 익은 배를 이고 갸우뚱 걷는 여인들도
잘 익은 낙산배다.
배가 떨어질세라 뻗쳐 올린 두 팔로
언뜻거리는 여인의 배도 실한 낙산배다.
절을 오르던 도반들이 농지거리를 던진다.
어떤 배를 사라는 거요?
인 배요?
앞배요? 뒷배요?
어느 배가 그리 잘금거리오?
하얀 배꽃처럼 웃으며 배를 내려놓고
쓱쓱, 궁둥이로 칼을 간다.
단물 뚝뚝 듣는 배를 궁둥이가 깎은 셈이다.


꿀맛 같은 낮달을 한 조각씩 얻어 문 도반들이
독경 하듯 소리 쳐준다.


배 사이소, 배 사이소
단물 잘금잘금한 배 사이소.
단물 잘금잘금한 낙산 아짐 꿀배 사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