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호2004년 [시-박명자]은유로 가득한 백두산 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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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촘촘한 톱니바퀴를 굴리며
우리 일행은 그해 8월의 백두산 천지를 드르륵 열었다
갈 숲 오리 떼들이 편대로 날아오를 제
누가 유리 구두를 호면에 던졌다
포물선을 그으며 빛살들이 호수에 떨어졌다
호수는 넉넉한 가슴으로 한번 출렁이고
유구한 역사의 청봉을 넘실 훔쳐보고 채머리 흔들며
돌아 내 가슴에 안기었다
가슴 앞에 다가온 물결이 자투리 비단처럼
투명하고 보드라웠다
호수의 실핏줄까지 들여다보였다
호심 속 흰 모래톱 그리고 수천 수만의 생태계가
외딴 세계를 열어 보였다
비단 지느러미 흔들며 가로지르는 수많은 산천어들
애국지사의 선혈이듯 지느러미가 붉게 비치었다
푸근한 시선에 안겼다가
영원의 문턱을 잠시 기웃거리다가...
나의 의식은 비틀거려졌다
그 즈음 어디서(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애국가 코러스가 은근히 가슴에 울리었다
그제서야 천지는 커다란 미소의 꽃 한 송이로
벙글어졌다
순간 내 온몸이 스르르르 가벼워졌다
겨드랑이에서 날개가 솟아올랐다
나는 한 장 리트머스 시험지처럼 가벼워져서
내 무덤으로 총총히 돌아왔다
우리 일행은 그해 8월의 백두산 천지를 드르륵 열었다
갈 숲 오리 떼들이 편대로 날아오를 제
누가 유리 구두를 호면에 던졌다
포물선을 그으며 빛살들이 호수에 떨어졌다
호수는 넉넉한 가슴으로 한번 출렁이고
유구한 역사의 청봉을 넘실 훔쳐보고 채머리 흔들며
돌아 내 가슴에 안기었다
가슴 앞에 다가온 물결이 자투리 비단처럼
투명하고 보드라웠다
호수의 실핏줄까지 들여다보였다
호심 속 흰 모래톱 그리고 수천 수만의 생태계가
외딴 세계를 열어 보였다
비단 지느러미 흔들며 가로지르는 수많은 산천어들
애국지사의 선혈이듯 지느러미가 붉게 비치었다
푸근한 시선에 안겼다가
영원의 문턱을 잠시 기웃거리다가...
나의 의식은 비틀거려졌다
그 즈음 어디서(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애국가 코러스가 은근히 가슴에 울리었다
그제서야 천지는 커다란 미소의 꽃 한 송이로
벙글어졌다
순간 내 온몸이 스르르르 가벼워졌다
겨드랑이에서 날개가 솟아올랐다
나는 한 장 리트머스 시험지처럼 가벼워져서
내 무덤으로 총총히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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