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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호2014년 [ 시 - 장은선 - 가정식 백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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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404회 작성일 15-01-12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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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불빛 아래
몇사람 식사를 하고 있다
홀로 사는 사람들이
모처럼 환한 얼굴을 하고
이팝나무 꽃들을 먹고 있다
내 뱃속에서도 반란은 일어나고 있다
날마다 햄조각같은 사료를 들여보내
개가 되어가고 있다
이제 구수한 된장국과
아삭아삭한 김치 등을
외로움을 떨쳐내듯 한입씩 삼킨다
저마다의 사연이 녹은듯한
숭늉을 들으키고
온몸은 팽팽한 공이 되어
누구에게든 달려가 안길 듯하다
우리는 한순간 가족이 되었으나
어딘가로 또다시 뿔뿔이 흩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