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호2014년 [ 시 - 김향숙 - 쌍둥이 누에고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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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추위 들자
명주솜이불 한 채를 샀다
몸 약한 누에 두 마리가 만나
사흘 동안 같이 지은 집
삼십 만 번 머리 흔들어 실 뽑아내야 하는
고단한 노동 나누어 마치고
들어가 함께 누운 환한 고치집
서로 반대편으로 감아지을 수 밖에 없는
동그란 집 엉킨 실타래
명주실 비단길 가지 못하고
내게로 온 폭닥한 명주솜이불
남편 옆에 파고들어
나도 함께 누웠다
누가 먼저 말했을까
우리 둘이서 집을 같이 짓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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