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호2014년 [ 시 - 김종헌 - 아버지가 살아났다 ]
페이지 정보
본문
염색하러 미장원에 갔다
피곤한 눈 잠깐 감았다 뜨니
오래전 땅속에 묻었던
아버지가 거울 속에 앉아 있다
길게 찢어진 눈
두툼한 입술을 비틀며
살아 평생
못다한 말이 남았는지
소리 없이 나와 마주보고 있다
오랫동안 잊고 있던 단어들이
무덤 같은 거울 속에서
뚜벅뚜벅 걸어 나오고 있다
- 이전글[ 시 - 김종헌 - 파지 ] 15.01.13
- 다음글[ 시 - 김종헌 - 달팽이의 항변 ] 15.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