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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호2014년 [ 시 - 김종헌 - 아버지가 살아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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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411회 작성일 15-01-13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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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색하러 미장원에 갔다
피곤한 눈 잠깐 감았다 뜨니
오래전 땅속에 묻었던
아버지가 거울 속에 앉아 있다


길게 찢어진 눈
두툼한 입술을 비틀며
살아 평생
못다한 말이 남았는지
소리 없이 나와 마주보고 있다


오랫동안 잊고 있던 단어들이
무덤 같은 거울 속에서
뚜벅뚜벅 걸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