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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호2004년 [시-박명자]햇빛의 축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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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갈뫼
댓글 0건 조회 2,687회 작성일 05-03-26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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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정오 바다에 나왔다
바늘 끝 같은 햇살들이 직립의 자세로 서 있었다

바닷가 풍경들은 모두 그림자를 상실하고
추상 속에 둥 떠 있었다

햇빛의 축배를 가슴에 안은 바다만이
색깔을 분리 시켰다
청과 백
백과 청
바다는 양극으로 일제히 갈라섰다가
합류하곤 하였다

파도 소리들도 산산이 깨어져
백사장에 단음으로 널브러져 있다

8월의 정오 쏟아지는 햇살들은
추상의 나무 위에 소금 꽃을 가지가지 피우고..
바닷속 수초들의 유희조차 햇살의 열기는
앙상한 환각의 뼈대로 바꾸어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