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호2014년 [ 시 - 채재순 - 사이플러스 나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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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가에 살아가는 나무를 보았다
촛불처럼 허공을 향해 타오르는
온 몸을 한껏 치켜 올린 나무
폭양에 불붙을 날 멀지 않은 것처럼
뜨거워진 정수리
바람 불어도 그저 잠시 사방을 둘러볼 뿐
사뭇 부릅뜬 눈으로 살아가는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인가
혼신을 다해 누군가를 지켜가는 나날,
몸서리 쳐지는 추운 몸으로
못 잊을 이름 부르며 가야할 나무여
가까이 가면 기다렸다는 듯
와락, 끌어안을 것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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