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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호2014년 [ 시 - 채재순 - 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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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362회 작성일 15-01-13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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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발끈할 일이 많은가
마음을 질끈 동여매고 지내기 망정이지
배 위에 올려줘야 눈 감고 자는 개와 적응하듯
따끈하게 숨소리 맞추며 사는 거야


매끈하게 정리하지 못하는 날들이 이렇게 흘러가지만
허물을 질끈 눈감아 주는 너와
가끔 우리 사이에 바람이 불더라도
그래 화끈하게 너랑 한 거야 무엇이든


한 번의 눈맞춤으로 시작한 우리
헐거워진 시간들 이따금씩 조이며
벚꽃 피는 사월 달빛 아래서
은근하게 손잡는 거야


뜨거운 시절 함께 만들던 눈사람,
연애편지 겉봉 위에 부르르 떨던 그리움 떠올리며
설레임을 징검돌로 놓고
끈끈하게 살아가는 거지, 평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