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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호2014년 [ 시 - 장승진 - 빈 교실ㆍ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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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572회 작성일 15-01-13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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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보 던져두고 지게 찾아 걸터메고
산에 올라 목낮으로 나무등걸 팍팍 때리면
쩍쩍 떨어지는 겨울 한 귀퉁이가 매웠단다.
바르르 다리 떨며 일어나
산등성이 쉬지 않고 달려 내려올 땐
바람소리 휙휙 칼쌈하듯 했단다.
에이, 아이들이 실망한다.
다른 재미있는 얘기해 줘요.


일본 가수가 어떻고, 홍콩 영화배우가 어떻고,
요새 유행하는 춤이, 옷이 어떻고,
책가방 던져두고 몰려다니며 보는 비디오가 어떻고
연습장에 깨알 같은 유행가 가사
웅성웅성 히히덕 금세 합창으로 나온다.


잠깐, 개미와 베짱이 얘기 해줄까?
씨이, 더 이상 못 참겠어요.
재미없는 건 못 참겠어요.
(목소리에 회초리 넣어)
그래, 그럼 수업이나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