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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호2004년 [조완호]아버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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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갈뫼
댓글 0건 조회 1,539회 작성일 05-03-26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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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택

아버지는 연백 땅이 내려다보이는 강화도 마니산
꼭대기에 당신을 묻어달라고 했다
개성을 지나 신막 가는 기차를 타고 두어 시간,
황해도 서흥군 매양면 이화리
보이지는 않더라도 실컷 바라다보기라도 하게
꼭 마니산 꼭대기에 묻어달라고 했다.
그러나 내가 무슨 빽으로 그곳에 아버지의 마지
막 거처를 마련해드릴 수 있단 말인가
사고 팔 수 있는 야산도 아니고
엄연히 국립공원인 그곳에,
그러나 먹다 걸렸다는 목구멍 복숭아 뼈처럼
가슴 한가운데 들어박혀 소화되지 않는 죄스러움,
어쩌면 아버지는 경기도 용인, 천주교 묘원이
당신이 늘 찾아가고 싶었던 그곳,
마니산이라고 생각하며 누워 계실 줄도 모른다
남의 말을 하도 잘 들어
평생 속으며 사는 일에 이력이 났던 아버지는
오늘도 용인 천주교 묘원을 마니산이라고 생각하
며 누워계실 줄도 모른다.
신막 가는 기차가 빨리 오기를 기다리며.

조완호 : 1954년 서울 출생. 1976년『현대문학』으로 등단. 계간「문학
마을」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