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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호2014년 [ 시 - 이구재 - 옹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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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534회 작성일 15-01-13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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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보다 속이 더 거치른
질그릇 옹배기를 아시나요


어머니는
절구에 대낀 통보리를 담아
걷어붙인 팔에 힘을 주셨지


답답한 가슴 치대듯
박박 문질러 헹궈 내셨지


우물가엔 어머니의 진액
젖빛 물이 흐르고
씻긴 보리는
깨끗한 강모래 빛이 되었지


아욱국을 끓이는 저녁이면
아욱 잎은 뭉개어진 꿈처럼
풀빛 물이 고이고


초록이 엷어질 때까지
헹구고 헹궈 내시던
옹배기는
어머니의 형용사였다.



* 옹배기 -자배기 보다 좀 작은 옹기그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