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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호2014년 [ 시 - 이충희 - 세월이 이르는 말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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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716회 작성일 15-01-13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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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년 남짓 만에 귀국한
외사촌 동생이 손잡으며 하시는 말씀
언니가 오시는 게 아니라 이모님 오시는 줄 알았네


측은지심 스민 어눌한 음성으로
그 삼년이 무간지옥이었던 세월을 견딘
내력 짐작하며 위로할 말씀을 못 찾은 외사촌이
그러더라며 담담히 전하는 말씀을 들으면서


비통의 세월을 용케 잘 견딘 친구가
어찌나 대견튼지 어찌나 고맙던지
등 쓰다듬으며 말을 잃어버리고
바다로 눈길을 돌리니 민물 같은 동해가
무연히 연초록 물감을 풀어놓고
세월이 무심한 게 아니라 화엄이라 일러 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