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호2014년 [ 시 - 이충희 - 딴청, 그 쓸쓸함에 대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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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부득이 체면이란 덫
아님 쥐뿔도 아닌 자존심 땜에
더러는 엄한 오해 피하려
부지불식간에 부린 딴청
한 발치 뒤에서 외면한 그런 비겁
내가 못마땅해 끓인 속 얼마인지
한결같음이란 벼랑 끝 외발 같기도 해서
내가 나를 믿지 못하는 참혹이라니
딴청, 회피의 오른쪽인지도 모르지
위로한답시고 끼워 넣은 말들이
빈말로 돌아오는 시퍼런 자책의 밤
쓸쓸한 누기로 웅크린 나를 보는 일
고문에 다름아니다
살다보면 헛디디는 일 어이 없으리
만부득이어도 딴청 피지 않기
순리대로 맑아 물처럼 흐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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