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호2014년 [ 시 - 김춘만 - 산소에서 벌에 쏘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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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마음은 세 겹쯤인가.
산소에서 벌에 쏘이다.
첫 번째 겹에서
쓰라림과 화끈거림의
붉은 꽃이 급하게 피어올랐다.
두 번째 겹에서 파장이 일었다.
진동만으로도 멍들 수 있는
얇은 막이 부풀어 올라
바깥과 안을 밀고 있었다.
시간들의 삼투현상이 일어났다.
세 번째 겹이 팽팽해지더니
작은 소리를 튕겨내고 있었다.
벌 나는 소리보다는 조금 크고
매미 노래보다는 조금 작은 그리움.
이 소리는 조금 오래 머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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